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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경제학 (MBA,학술,학문)/경영인사이트 (Management Insight)

[경영인사이트#011] 최종의사결정권자에게 반대의견 말하는 법 (조선일보)


 

최종의사결정권자에게 반대의견 말하는 법 (조선일보)



총대를 멜 것인가, 총알받이가 될 것인가. 목이 곧아 슬픈 직언부장도 있지만, 목이 굳은 석회질 차-부장도 있다. ‘생기는 것도 없으면서 고새를 못 참는 고놈의 입방정’을 탓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직언 본능을 발동한다. 그런가 하면 보고도 못 본 척, 듣고도 못 들은 척 묵언 수행으로 할 말을 삼키느라 몸에 서리서리 사리가 생길 지경이라는 수도승 관리자도 있다.

곧거나, 굳거나, 굽거나… 이래저래 조직살이가 서러운 당신! 당신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죽 그랬다. 최종결정은 옳고 그름의 논리가 아닌 결정권자 맘이었다. 단어가 말해주지 않는가. 최종 의사결정권자라고. 일이 힘든 게 아니라 사람이 힘들었다. 창강의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흐리면 발을 씻고, 적응하면 그만이라지만, 그게 어디 마음대로 되는 일인가.

목이 곧거나 굳은 관리자들은 조직의 변방과 한직을 맴돌며 불운에 나름 정당화를 한다. 과연 그런가. 단지 그것 때문에 부하들에게 추월을 당했는가. 평차(평년차장), 만부(만년부장)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정녕 그 때문인가. 본인은 조직의 용감한 잔다르크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무모한 돈키호테라고 수군거리지는 않는가.

본인은 불소지신(不召之臣·경의를 표하여 모시고 와야 할 어진 신하)이 되고자 한다면서, 정작 부하들의 직언은 그만큼 수용하고 있는가. 솔직히 상사에겐 개기고 싶은 팔로워지만, 부하에겐 개기게 하는 상사는 아닌가. 당신의 직언, 진언 수용도의 균형은 어느 정도인가.

직언 때문에 압박과 설움의 피해에 시달린다는 당신, 과감한 직언인지, 과도한 직언인지, 과분한 직언인지 돌아본 적 있는가. 다음의 사항을 명심해보자. 앙심을 가지고 말해서도 안 되지만 늘 양심을 내걸지도 말라. 안심을 시켜야 먹힌다.

첫째, 불리와 불의를 구분하라. 앙심을 양심으로 포장하지 말라. 불의-비윤리 이슈는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 단, 불리한 것으로 대항하지 말라. 직장에선 불리한 것을 참는 인내력이 부하력과 통할 수도 있다. 작은 자존심으로 큰 비전을 상하게 하지 말라. 개인적 의견 차이를 정의 대 불의로 포장하면 웃음거리나 자해로 끝나기 쉽다. 자신의 불리함을 불의로 호도하고 사수에게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말 그대로 들이받는 것일 뿐이다.

하비 혼스타인 컬럼비아 대학교수는 200명의 관리직 사원을 대상으로, 직장에서의 용감한 행동-혁신적 상품 아이디어 추구에서 연고자 우선의 부패한 고용 정책 개혁에 이르는 모든 행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윤리에 관련된 문제 제기의 42%는 무시됐으며, 상사의 업무수행에 대한 비판은 소귀에 경 읽기였다. 동료, 부하를 비판하는 것 역시 대부분의 경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직언하고자 할 때는 개인적 불이익 등 감정에서 비롯되는 항명인지, 정책의 방향 시정이 요구되는 일 때문인지 자기객관화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

둘째, 전향적으로 생각하라. 양쪽 모두 윤리적 행동과 결과를 원한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라. 누가 이기고 지는 싸움이 아니라 둘 다 이기는 싸움을 할 방법을 강구하라. 상사가 당신의 제안을 수용해주면 물론 고맙다. 하지만 최종수용 여부 결정은 상사의 몫이지 당신의 몫은 아니다. 나와 마찬가지로 그에게도 언론의 자유, 거절의 자유가 있음을 담대하게 받아들이라.

셋째, 조직의 룰을 살피라. 작은 상품이라도 시제품을 내놓아 소비자 반응을 점검한다. 하물며 상사의 권위에 대항할 우려가 있는 중대 발언이라면 상사와 비슷한 입장, 레벨의 사람에게 사전 조언을 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조언자로는 다음의 사항을 갖춘 사람을 선택하라.

-신뢰하고 비밀을 지켜주고 주는 사람
-조직의 생리와 관습을 이해하는 사람
-리더가 받는 압력과 그들의 사고방식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 리더의 위치에 있었거나 지금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

권위에 대항할 자신이 없다면 다른 사람, 특히 당신의 상사와 소통이 잘되는 사람들의 설득술을 잘 살펴보라. 장기적으론 그 기술을 리더와의 일상적 관계에서부터 적용해 나가는 연습도 필요하다. 예컨대 점심 식사 때 상사가 제안한 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 먹자고 해보는 정도의 사소한 것부터 시도해보라.

 


[김성회 ‘CEO 리더십 연구소’ 소장]

 

 

 

 


 

 


※ 출처 : [김성회의 리더의 언어] 최종의사결정권자에게 반대의견 말하는 법 (조선일보)

※ 링크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1/17/201801170228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