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자만심 (미래한국)
우리가 즐겨 읽은 삼국지에서 가장 치열한 전투이고 교훈적인 전투라면 단연 적벽대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적벽대전(赤壁大戰)은 삼국시대인 208년에 후베이 성의 북동, 양쯔강 남안에 있는 적벽에서 치뤄진 전투로서 중국 후한 말기에 조조가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과 싸웠던 전투이다. 조조는 원소를 무찌르고 화북을 평정한 후 형주목을 지키고 있는 유표를 정복하고 형주땅을 차지하기 위해 대군을 이끌고 남하하였다. 유표의 급사로 손쉽게 형주를 차지한 조조는 강릉으로 달아나는 유비를 추격하였다. 조조 군은 장강을 따라 동쪽으로 이동하였고 적벽에서 손권·유비 연합군과 대치하게 되었다.
그러나 조조 군은 수상전에는 약한 군대였다. 그리고 추운 겨울철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배가 많이 흔들리고 오랜 전투에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진 병사들은 흔들이는 배로 인해 심한 멀미 현상을 일으키고 혼란에 빠지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각의 배가 흔들림으로 이 배들은 쇠사슬로 묶어 놓으면 덜 흔들릴 것이라는 전략에 따라 수 많은 배들이 한꺼번에 묶이게 된다. 조조 군의 배들은 흔들리는 것은 해결했지만 기동성이 거의 없어진 것이나 마찬가지가 되었다. 이런 허점을 놓이지 않은 손권의 장수 황개가 화공 계략을 세워 전선이 불타는 대패를 당하고 화북으로 후퇴했다. 이 결과 손권의 강남 지배가 확정되고 유비도 형주 서부에 세력을 얻어 천하 3분의 형세가 확정되었다.
군사적인 숫자로 압도적인 조조 군이 왜 대패를 하게 되었는가? 먼저 조조 군이 전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천황의 지지를 받고 있었고 군사가 수적으로 손권과 유비의 연합군을 압도했으며 연전연승을 통하여 장병들의 사기가 지극히 높아 있었다. 한편으론 당시 조조의 군대는 연전연승은 했지만 오랜 전투로 피로가 누적되었고 이미 질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아 전력이 약해진 상태였다는 점은 사실이었다. 주유와 유비의 연합군과 첫 해전에서 패하여 물러나 강의 북쪽에 주둔하고 있었고 주유의 군대는 강의 남쪽에 주둔하였다. 해전에 약했던 조조는 배를 묶어서 정박했고 겨울 북풍이 세차게 불 때 주유의 군대가 화공을 펼쳐 조조의 전함과 군영에 불이 나게 하였다. 그러자 조조는 퇴각하면서 남아 있는 배들을 모두 태워버리고 퇴각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고 손치더라도 수적으로 압도적인 조조 군이 그렇게 허망하게 패한 이유는 무엇일까? 중국에서 삼국지 강의로 일약 유명 스타가 된 샤먼 대학교 인문대학원 이중텐(易中天)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압도적으로 우월한 전력과 배경을 가진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대패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를 2개로 압축한다. 첫째로는 전쟁의 전략적 목표가 명확하지 않았으며, 두 번째는 상대를 무시하는 자만심이었다고 한다. 만약 손권과 유비의 연합을 막아 유비를 없애고 형주를 목표로 했다면 조조는 충분히 승리할 수 있었다는 설도 호응을 얻는다. 물론 그 당시에 역병이 돌아서 많은 병사들이 역병에 걸린 사실이나 겨울철에 불지 않는 동남풍이 불어 불을 더 활성화 시킨 것은 하늘이 조조에게 유리하지 못하게 한 천재일 수도 있다.
조직을 이끄는 지도자나 리더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하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판단하여 조직을 망치고 조직원들의 미래도 없애버리는 경우가 많다. 삶에도 연습이 없듯이 비지니스에도 연습이 없는 것이다. 어설픈 자기 역량을 테스트하기 위해서 하는 일이라면 리더는 그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 자신의 무능한 행동과 판단의 결과가 어떤 사태를 초래할 것인가를 제대로 알고 행동해야 한다. 기업의 환경은 정말 처절하게 빠르게 변화한다. 특히 국제 경제 환경은 치열함을 넘어 전쟁의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리더의 사소한 실수는 결국에는 조직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리더는 항상 시나리오적 발상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기업 경영 변수를 최상, 보통, 최악의 상황 등 조건에 맞게 전략적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또 그에 따른 제반 경영 활동이나 전략, 행동 계획도 사전 다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100만 대군이라는 수적인 압도적인 우세에도 불구하고 대패하고 수많은 병사들을 죽게 한 조조의 실패 원인은 2천 년이 지난 지금에도 기업 경영이나 국가 경영에 깊은 교훈을 주는 유효한 일이다. 결국 리더의 자만심이 조직의 모든 실패를 부른다.
[한국경영인력연구원 원장 이용진]
※ 출처 : 이용진의 리더십 명상편지 - 리더의 자만심 (미래한국)
※ 링크 : http://www.futurekorea.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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