헷지란 무엇인가?
오늘은 "헷지"라는 개념에 대해 글을 써보려 한다. 아마 "헷지" 혹은 "헷징"이라는 단어는 많은 사람들이 들어보았을것이다. 경제관련 기사나 미디어에서 많이 언급되기도 하며, 투자를 하는데있어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언제 활용하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깊은 이해를 하기에 기사에서 언급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래서 우리는 어렴풋한 개념으로 끝내기보단 "그 안에 내포된 의미와 적절한 활용법을 이해"하고자 한다. 만약 이것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투자에 있어 또 하나의 "무기와 방패"가 생기는 샘이다.
먼저 "헷지"의 사전적인 의미부터 살펴보자, "헷지(hedge)는 울타리, 대비책"이라는 의미를 갖는 영어단어로, "울타리를 막아 외부로부터의 위험을 막는다는 뜻인데, 자산투자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다른 자산에 투자하여 가격변동을 완화시키는 것"을 말한다. 사실 이정도의 개념만으로는 잘 감이 오질 않는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자, 당신이 "배추를 재배하여 판매하는 농부"라고 가정해보자. 2019년 6월 현재 아직 배추를 수확할 수준은 아니지만 6개월 후인 2019년 12월에 배추 100포기를 판매할 예정이다. 하지만 12월이 되었을때 힘들게 수확한 배추값이 폭락해버린다면? 아마 배추농사를 하고있는 우리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낸것이 배추 구매를 원하는 사람과 19년 6월현재 12월 수확할 배추 100포기에 대해 정해진 금액으로 거래 계약을 하는 것이다. 이렇게되면, 6개월 후 배추가격이 어떻게 변하던지 우리는 정해진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또 다른 예를 살펴보자, 당신이 "반도체를 만들어 수출하는 반도체회사의 경영자"라고 가정해보자. 반도체 생산량의 대부분이 해외로 수출되는 상황으로 매일 변동하는 환율에 의해 기업의 실적이 들쑥날쑥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해서 벌어들인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 원화로 환산된 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더 높아지지만, 반대의 경우 수출을 잘 해놓고도 매출과 이익이 떨어지는 위험을 떠안게된다. 이때 경영자인 우리가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바로, 원/달러 환율을 일정 금액으로 고정해 놓는 거래를 통해 환율 변동에 의한 손실 가능성을 제거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환율에 대한 걱정을 줄일 수 있게 된다.
자 이제 어느정도 감이 오지 않는가? 위의 두가지 예에서 우리가 걱정하고 그 걱정을 제거하기 위해 수행한 행동이 바로 "헷징"이다. 결국 그 걱정이라는 것은 좀 더 보편적인 말로 "리스크"라고 불리우며, 조금더 구체적인 말로 "변동성"이라고 한다. 배추 재배자에게는 "배추가격의 변동성"이 "리스크"였고, 반도체 수출기업 경영자에게는 "환율 변동성"이 "리스크"였던 것이다. 결국 "헷지란, 자산의 변동성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활동"이라고 재정의 할 수 있다. 이처럼 헷지란 한가지 정해진 특별한 행위가 아닌, 이러한 개념의 모든 활동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다양한 투자를 하고있는 "우리에게도 헷지의 개념을 적용시킬 수 있는것일까?" 당연히 그렇다. 우리가 어떠한 자산에 투자를 하고 있다면, 해당 자산의 변동성 위험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예를들어 우리의 자산이 주식이라면, 채권 혹은 금자산에 투자하여 주식자산에 대한 헷지를 할 수 있으며, 인버스 etf와 같은 또다른 금융 자산에 투자하여 헷징을 할 수 도 있다.
또한 당신이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금융자산에 투자 하고있지 않더라도, "주유소를 운영하는 사람"이라고 해보자, 유가가 오르면 주유소를 찾는 사람들이 줄어들어 매출이 줄어드는 패턴을 캐치한 당신은 유가 인덱스 펀드에 투자해 헷징할 수 있다. 유가가 하락하면 당신이 운영하는 주유소의 매출이 늘어날것이고, 유가가 상승하면 당신이 투자한 유가 인덱스 펀드 수익률이 상승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당신은 "유가가 출렁이는 것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없이 오직 주유소를 잘 경영하는데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당신이 중국주식에 주로 투자하고 있는 해외 주식투자자라면, 미국주식에 투자하여 헷징할 수도 있다. 아니 어차피 같은 주식인데 헷징이 되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최근 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이슈인 "미중 무역 전쟁"에 대한 헷징이라고 볼 수있기 때문이다. 중국 주식에만 투자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중국이 더 큰 타격을 입진 않을까 중국이 처참하게 패배해 중국경제가 무너지진 않을까하는 걱정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주식까지 보유하고 있다면, 그러한 걱정은 많이 줄어들 것이고, "투자에 있어 좀 더 본질적인 기업의 펀더멘탈과 기본에 충실한 투자를 진행 할 수 있게 될것이다." 물론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두 나라 경제 모두에 피해가 있을 수 있기에 적절한 헷징 방법이 아닐순 있지만 둘 중 누가 이기더라도 크게 상관없기에 심리적인 안정감이 생기는 것 만큼은 사실일 것이다.
이처럼 "헷지는 당신이 제거하고자 하는 리스크(변동성)을 선택하여 제거"할 수 있다. 마치 시소와 같이 한쪽이 오르면 한쪽이 내리는 자산을 파악하여 적절한 비율로 투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럼 이제 우리가 해야할 일이 무엇인지 조금은 감이 잡힐 것이다. 단순히 내가 어떤 자산에 투자를 해야할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다양한 투자 대상, 투자 자산에 대해 공부하고 그 특성과 투자자산들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앞선 글 들에서 살펴본것 처럼 우리가 투자할 수 있고 관심을 갖을 수 있는 투자의 종류는 너무나도 많다. 개별주식부터 펀드, etf, 환, 금, 채권, 인버스상품, 선물, 옵션, 부동산, 암호화폐, 유가, 금리 등등. 이것이 바로 우리가 편식하지 않고 다양한 투자자산에 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다.
실제로 우리가 잘 알고있는 기업과 투자자들은 이미 헷지라는 기법을 통해 리스크를 제거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실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와 같은 수출기업들이 일부 환율 헷지를 통해 환차익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고, "유가와 현물 상품에 대한 가격 변동 헷지를 통해 손실에 대한 위험을 제거"하고 있다. 이처럼 우리도 "우리가 투자하고 있는 자산의 변동성이 존재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고 이러한 리스크를 마냥 걱정만 하고 불안해 하며 감정적인 투자를 이어가기 보단,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자산이 무엇인지 이해하여 이를 대비"할 수 있어야겠다.
실제로 투자에 성공하고 막대한 수익을 올린 투자의 대가들이나 우리에게 유명한 투자들이 말하는 공통적인 한가지 투자 마인드가 있다.
"최고의 투자법은 많은 수익을 내는 것이 아니라, 잃지 않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결국 투자에 있어 수익을 내는것이 우리의 목표일 것이고, "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개념은 투자의 기본중에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결국 꾸준히 수익을 내는 성공적인 투자자들의 공통점은 "그들의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었고, 높은 수익률 보단 잃지 않는 투자를 해왔다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내가 이번 "헷지"라는 개념에 대한 글을 쓴 이유이다. 꼭 투자에서만이 아닌 우리가 살아가는 인생, 삶에 있어서도 헷지의 개념을 이해해 적용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것에 더욱 집중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오늘도 느리지만 한뼘 성장한 우리를 응원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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