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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인사이트#028] 공포에 베팅하는 투자방법_(1) : 공매도 (Short Stock Selling)

공포에 베팅하는 투자방법_(1) : 공매도 (Short Stock Selling)



 

최근 경제와 주식 시장에는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충격과 공포가 시장을 압도하고 있다. 전 세계 판데믹으로 현실화 된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사우디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 실패로 인한 "유가 폭락", 고평가 논란이 있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버블우려"까지 결국 현재의 공포와 혼란을 야기시켰다.

 

이를 대변하듯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은 "1987년 블랙먼데이",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와 버금가는 혹은 그 이상의 폭락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다우와 나스닥은 고점대비 30%이상 하락하였고 하루하루 5%,10%이상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이는 유럽과 아시아 시장도 마찬가지이며 우리나라도 코스피 1700선까지 하락하며 10년전 지수로 회귀하는 등 말 그대로 "온 세계는 공포에 휩싸여 있다."

 

 

이러한 공포속에서 각국의 정부와 중앙은행들은 금융,재정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그중 눈에 띄고 우리 개인들도 관심이 많은것이 바로 "공매도 금지"일 것이다. 한국 금융위도 20년3월13일 전격적으로 향후 6개월간 전 종목 공매도 금지조치를 발표하였다. 그렇다면 도대체 공매도가 무엇이길래 이런 위기상황에서 이런 정책을 긴급 발표한 것일까?

 

여기서 핵심은 "금융위는 더 이상의 주식시장 하락을 원치 않고 이를 막고싶어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공매도는 바로 "하락의 베팅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기에 이를 금지시켜 주식 시장의 추가하락을 방지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시장의 하락에 베팅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시장의 하락을 통해 수익을 내는 방법은 다양하다. "공매도","인버스ETF","선물","옵션","CDS"등 많은 방법이 있지만 실상 우리는 이것이 무엇이고 어떤 방법으로 수익이 나는 것인지 알기 힘들다. 그 이유는 실제 일반 개인들이 이를 활용하기도 어렵고 이를 통해 수익을 내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글의 목적은 "절대로 앞으로 설명할 상품과 방법에 투자하라는, 하락에 베팅하라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하고싶다. 그것은 기업의 가치와 그 가치의 성장을 통한 사업에 투자하는 우리의 투자방식과 맞지 않고, 시장을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기업의 본질이 아닌 주식의 수치(가격)에 투자하는 것은 그저 운에 투자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이러한 주제를 다루고자 하는 이유는 우리가 참여하는 주식시장과 금융시장에서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며, 기관과 일부 투자자들이 함께하는 플레이어들이 활용하는 방법이기에 "지피지기"와 그 "위험성의 이해"를 위한 취지로 이해하면 좋을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방법들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면 공포와 위기에서 덜 불안할 수 있고, 어쩌면 기회를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공포에 베팅하는 투자방법, 공매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공매도 (Short Stock Selling)

 

 

 

1. 공매도란 무엇인가?

하락에 베팅하는 가장 대표적이며, 일반 대중들에게 유명한 방법이 바로 "공매도"일 것이다. 공매도는 말 그대로 "없는데 파는 것"이다. 아니 없는데 판다니 도대체 이게 무슨말인가 싶을 수 있다. 좀 더 자세히 풀어 보자면 "현재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의 주식을 대여해서 현 시점에서 팔고(매도), 향후 주식을 다시 사서(매수) 빌린 주식을 갚는" 방법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런 "공매도"는 왜 하는 것일까?

 

공매도를 하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심플하게 "지금보다 시장이 하락할 것에 단기적으로 베팅"하는 것이다. 좀 더 쉽게 예를 들어보자. 내가 "사과 전문가"라고 가정해보자, 나는 지금 사과농사를 하지도 않고, 나에게는 단 한 알의 사과도 없지만 사과에 대해 매우 잘 알아서 향후 사과의 가격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가정해 보자. 

 

 

현재 "개당 1000원"인 사과가 한달 뒤 어떤 정부 정책의 변화로 미국의 품질좋은 사과의 대량 수입으로 인해 사과의 가격이 "개당 500원"으로 떨어질 것이 확실시 된다고 해보자. 그럼 나는 지금 바로 A라는 농부에게 사과 100알을 빌려, B농판장에 "10만원(1000원X100알)"에 판매한다. 그리고 한달 뒤 B농판장에서 500원으로 떨어진 사과 100알을 "5만원(500원X100알)"에 사서 그대로 농부 A에게 사과 100알을 갚는다. 그럼 나는 사과 농자도 짓지 않고, 사과를 보유하고 있지도 않으면서 "5만원의 차익"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없지만 파는, 없어도 파는, 공매도이다."

 

이러한 메커니즘은 주식에서도 완전히 동일하게 적용된다.  현재 "6만원인 삼성전자의 주식"이 코로나 바이러스 이슈로 인해 떨어질게 명백해 보인다면 누군가는 위의 사과처럼 "삼성전자 주식을 빌려 6만원에 팔고", 향후 시장의 공포로 인해 "삼성전자 주식이 3만원"이 되면 싼 값에 다시 주식을 사들여("숏 커버링") 기존에 빌린 주체에게 갚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자주 듣던 주식 공매도이다.

 

 

2. 공매도의 위험성

그렇다면, "이렇게 좋은 투자기회가 있는데, 우리 모두가 공매도에 참여하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가지 제약과 위험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우선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공매도는 개인이 할 수 없다." 그 이유는 전문 자격을 가진 기관과 외국인만 공매도를 할 수 있게하는 법적인 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개인 주식 투자자들 사이에서, 개인과 기관/외국인간의 불공정성에 대해 문제제기를 많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개인에게 공매도를 제한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위험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위 사과와 삼성전자 주식 공매도 예에서는 우리의 예측대로 모든일이 순탄하게 진행되었을때를 가정하여 투자의 이점만을 살펴봤다. 하지만 위와 같이 되려면 단기 시장의 방향을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내 생각과는 다르게 갑자기 폭풍이 몰아쳐 내가 예측한 "사과 가격의 하락"이 아닌 "사과 가격의 폭등"이 발생하면 어떻게 될까? 현재 1000원이던 사과가 5000원이 된다면? 나는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공매도"의 두가지 큰 위험을 알 수 있다.

 

 

위험 첫째, 공매도를 한다면 "기대수익은 0~100%"사이이지만 "기대손실은 0~무한대"라는 점이다. 위의 사과 가격이 계속 폭등한다면 그만큼 "나의 빚은 무한대로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정상적으로 주식투자하는 것과 반대 되는 개념이다. 우리가 어떤 기업에 투자할때는 "기대손실은 0~100%"이지만 "기대수익은 0~무한대"로 빚내서 투자하는게 아니라면 아무리 기업이 망하더라도 빚을 지진 않지만 기업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50배,100배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바로 이것이 첫번째 공매도의 위험이다.

 

위험 둘째, 공매도는 하락예측이 정확히 맞아야 하지만, "단기간의 하락 예측은 매우 어렵고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위의 사과의 예처럼 예상치 못한 이슈과 사건들은 이 세상 곳곳에서는 쉴새없이 발생한다. 이 모든걸 알고 나의 통제권 안에 두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얼마전 워렌버핏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적이 있다. "나는 당장 내일,일주일,한달뒤의 주식시장은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투자한 기업의 10년뒤는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인 변동은 통제할 수 없고 예측할 수 없지만 기업의 미래 가치 및 전망은 지금 기업의 펀더멘털과 사업성 분석 등을 통해 높은 확률로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로 뽑히는 워렌버핏도 할 수 없는 일을 우리가 하려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한다.

 

3. 공매도 과연 나쁘기만 한 것일까?

지금까지 살펴본 공매도는 굉장히 위험하고 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나쁜것"으로 보여진다. 실제로 주식을 투자하는 개인들 사이에서 공매도 세력은 "악의 축"으로 평가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전 세계 금융시장과 정부가 무턱대고 나쁘기만 한 공매도 제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닐것이다. 실제로 공매도가 "경제와 금융시장에서 갖는 근본적인 의미와 순기능들"에 대해서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공매도는 "시장의 효율성"을 높혀주는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시장의 효율성"이란 우리가 잘 알고 있는것 처럼 "기업이나 자산의 가격은 결국 그 기업이나 자산의 가치를 따라간다"는 것이고, 이는 "사고 파는 행위" 또는 "수요와 공급"과 같은 경제적 메커니즘 속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이는 과거 "애덤 스미스"가 말한 "보이지 않느 손"과 같이 "시장 가격과 흐름은 자연스러운 효율성을 갖는다는 것"과도 일맥상통 한다.

 

그럼 공매도가 어째서 주식 시장의 효율성을 높히는 것일까? 사실 어떤 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은 그 기업의 주식을 사는 것으로 시장에 반영 되어 주가를 높히게 된다. 하지만 기업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잘 반영되고 있을까? "그 기업의 주식을 파는 행위가 반영하는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갖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일부만 맞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기업의 부정적인 전망을 시장에 표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기업의 주식을 보유해야만 하기 때문에, 그 기업의 주주들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내가 지금 삼성전자 주식이 없다면 나의 부정적 전망은 삼성전자 주가에 반영되지 않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점이 "시장의 효율성을 일부 저해하여 기업의 가치대비 가격을 상승시키는 버블의 발생"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버블은 결국 버블이 터지기 직전 주식을 산 사람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는 것이므로 이 역시 심각한 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공매도는 기업 가치에 대한 수요,공급의 균형을 맞추는데 일부 기여하고 있다.

 

 

또 다른 순기능으로 주식 시장 전체의 "유동성 확대"를 가능케 한다. "유동성이란 결국 사고 파는 주체가 많아져 거래가 활발해 진다는 의미"로, 공매도를 위해 주식을 팔아야 하고 향후 해당 주식을 갚기 위해 다시 주식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거래량이 늘어나 전체적인 주식시장의 유동성 공급을 늘리는 순기능이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건전성을 위한 견제자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일부 공매도 세력들은 있지도 않은 허위 사실로 기업의 주가를 폭락시키고 시장 참여자들에게 혼란을 주지만, 일부의 경우에선 기업의 잘못된 경영 정책에 대한 객관적인 입장에서 부정적의견을 제시하므로써 기업의 경영자들이 책임감을 갖게하고 부정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실제로 "엔론의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한 것도 공매도 포지션의 헤지펀드"였다고 한다. 

 

 

4. 공매도에 대한 고찰

지금까지 우리는 "공매도"에 대해 그간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한 발자국 더 들어가 그 의미와 위험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서두에도 언급했듯이 절대 공매도 혹은 유사한 방법을 통해 투자하라는 것이 아님은 잘 이해했을 것이다. 우리가 그동안 정말 공매도에 대해 잘 알고 있었는지, 무작정 "악"이라 정의하고 있진 않았는지 이 글을 통해 고민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무조건 두려워 하거나, 혐오할 것도 아니고, 금융 시장의 큰 메커니즘 속 일부로 그 작동방식과 그것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의 본질을 이해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건전한 투자에 도움이 된다면 그것이 우리가 올바르게 시장을 바라보고 참여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