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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인사이트#033] 원유 투자 이대로 괜찮은가_(2) : 롤오버, 콘탱고, 백워데이션

원유 투자 이대로 괜찮은가_(2) : 롤오버, 콘탱고, 백워데이션



 

앞선 글에서 우리는 "원자재 투자의 종류와 가치와 가격의 차이를 의미하는 괴리율 그리고 그 괴리율의 원인인 유동성 공급자"에 대해 살펴보았다.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고 다루었던 내용도 조금은 복잡했고 결국 이는 그만큼 원자재 투자의 복잡성을 대변해준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투자에 앞서 이해하고 알아야 할 중요한 개념들이 남아있다. 최근 원유 투자에 "괴리율"과 함께 많은 언급되는 "롤오버" 혹은 "롤오버 비용"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또한 이러한 롤오버 비용을 이해하기 위해 알아야 할 "콘탱고(Contango)""백워데이션(Backwardation)"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2020/04/11 - [실전투자 (투자,재테크,돈,금융,산업,기업,경제적자유)/투자인사이트] - [투자인사이트#032] 원유 투자 이대로 괜찮은가_(1) : 원자재 투자종류, 괴리율, 유동성공급자

 

 


 

 

 

롤 오버(Roll-over)란 무엇이며 왜 발생하는가?

 

 

최근 개인들의 "원유 ETF,ETN" 투자가 늘면서 그 위험성으로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바로 "롤오버"이다. 롤오버의 사전전 의미는 "계약의 만기가 도래했을때 계약을 연장해 나가는 일련의 활동"으로 우리가 관심있는 원유 선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채권이나 다양한 계약 등에 대해 당사가 간의 합의에 의해 만기를 연장하거나 선물계약과 연계하여 차익거래등의 포지션을 청산하지 않고 다음 만기일로 이월하는 행위 모두를 의미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관심있는 "원유 ETF"에서 롤오버 비용이란 무엇일까? 정확히는 "원유 ETF"가 추종하는 "원유 선물"의 롤오버가 발생하는 것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월별 상품 교체에 대한 비용(상쇄효과)" 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물은 위와 같이 "월별"로 상품이 구성되어 있다. 예를 들면 "WTI 원유 4월물", "WTI 원유 5월물", "..6월물", "..7월물"과 같이 1달 단위로 상품이 구성되어져 있으며 이들의 가격은 모두 다를 확률이 매우 높다. 위에 23.21달러인 원유 선물은 "5월물"의 가격인 것이다. "만기월 부분에 2020년 5월"이라고 되어 있고, "결제일은 2020년 4월21일"이다. 만약 결제일인 20년 4월21일까지 해당 선물을 들고 있다면, 위의 결제 방식에 나와있는것 처럼 원유 "실물 인수"를 해야한다. 즉, 우리집에 석유 드럼통을 보관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것은 원유 가격의 차이 발생에 대한 수익이지 실제 원유 현물이 아니기에 위의 4월21일 이전에 차월물 상품으로 변경해야한다. 즉 5월물을 매도 하고 6월물을 매수하는 방식으로 롤오버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위와 같이 실제 "WTI 원유 월별 선물 가격"을 살펴보면, 월별로 원유 선물의 가격은 모두 다르고 현재 시점과 멀리 있는 상품일수록 선물의 가격은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실제 원유 가격의 변동"과 우리가 투자하는 "원유 ETF"의 가격간 차이를 발생시키는 롤오버 비용의 원인이다. "아니 월별로 선물 가격이 다르고 매월 그것을 교체해야 한다는 것까지는 알겠는데 정확히 왜 롤오버 비용이라는 것이 발생해서 실제가격과 ETF간 가격의 괴리를 발생시키는 것인가?" 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조금더 들어가 보자.

 

흔히들 롤오버 비용을 위의 "월별 선물 가격의 차이"정도로 설명하거나, 증권사가 선물의 월별 교체하는데 드는 수수료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엄밀히 말해 롤오버 비용을 잘못 설명하는 것이다. 어쩌면 롤오버 "비용"이라는 것 자체도 잘못된 표현일 수 있다. 롤오보를 통해 "비용"이 아닌 "수익"이 날수도 있기 때문이다.

 

 

 

 

위의 표를 한번 살펴보자, "WTI 원유 선물 4월물", "5월물", "6월물"의 상품이 각각 존재하며 그 가격이 각각 20달러, 25달러, 30달러라고 가정해보자. 우리가 투자한 "원유 ETF"를 발행한 금융회사는 투자자를 대신해 "월별 WTI 원유 선물"을 교체 즉 롤오버를 실시해야한다. 보통 매월 21일이 계약 만기일이지만 쉬운 이해를 위해 매월 말일까지 계약을 처분해야 한다고 가정해보자. 그럼 우리는 금융회사가 4월 마지막날 4월물을 모두 처분하고 5월물을 모두 사고, 5월 마지막날 5월물을 모두 처분하고 6월물을 모두 살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 ETF,ETN을 운용하는 금융사들은 4월 마지막날이 아닌 그 몇주 전부터 당월물의 비중을 점차 줄이고 차월물의 비중을 점차 늘려간다. 이는 4월 마지막날 가지고 있던 4월물을 모두 매도할 수 없거나 5월물을 모두 매수할 수 없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러한 거래가 이루어지는 곳 역시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는 헷지의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롤오버 전략은 각 상품 운용사마다 모두 상이하다. 그럼 결국 우리가 투자한 ETF는 "4월물과 5월물이 섞여있는 기간"이 존재하게 된다. 바로 이것이 우리가 이야기 하는 롤오버 비용이 발생하는 핵심적인 이유이며 투자하는 ETF상품마다 롤오버 비용이 상이한 이유이다. 

 

 

 

위의 간단한 예를 살펴보자. 앞서 살펴 본것과 같이 일반적으로 현재의 선물상품보다 미래의 선물이 더 비싼 가격이고 실제 원유 선물또한 그렇다. 4월1일시점 "4월물 20달러", "5월물 30달러"라고 가정하고 4월15일 기점 5:5의 비중으로 롤오버 전략을 실행하다고 가정하자. 5월1일 실제 원유의 가격이 40달러로 상승했다고 할때. 뉴스에선 4월대비 5월 원유가격 100% 급등이라는 기사를 낼 것이다. 그럼 "원유 선물 ETF"에 투자한 우리는 당연히 "100%의 투자 수익률"을 기대하고 계좌를 열어볼 것이다. 하지만 실제 수익률은 괴리율을 무시했을때 "75%"가 되어있고 이는 바로 위와 같은 "매월 상품 교체하면서 발생하는 월물별 상승률의 희석에 따른 롤오버 비용"때문에 발생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위의 예시가 정확히 롤오버 비용을 설명하지 않아도 어느정도 개념을 이해하는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처럼 롤오버시 발생하는 실제와 파생상품의 수익률의 차이는 비용이라기 보단 어찌보면 "분산투자, 분할투자 혹은 물타기"와 같은 개념과 비슷하게 보인다. 그렇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롤오버는 항상 "비용(손실)"만 발생하는 것이 아닌, "추가 수익"혹은 "손실분의 축소" 효과를 내기도 한다. 4월물보다 5월물의 가격이 더 싸거나 실제 현물의 가격이 내려가는 경우가 그럴 것이다. 이처럼 롤오버의 효과가 "양(+)" 일지 "음(-)"일지는 알 수 없다고 보는게 더 적합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경우가 있는데, 이는 바로 선물에 존재하는 "콘탱고""백워데이션"의 개념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콘탱고와 백워데이션 시장 (Contango & Backwardation Market)

 

 

앞서 설명한 "롤오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선물 시장에 존재하는 "콘탱고" "백워데이션"의 개념을 알아야 한다. 이는 위의 그래프가 잘 설명하고 있다. 위 그래프에서 가로축 각 월별 선물 상품이 먼 미래에 존재할 수록 선물의 가격이 높은것을 "콘탱고" 혹은 그런 시장을 "콘탱고 시장"이라고 한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WTI 원유 선물" 역시 현재로부터 먼 월별 선물일수록 가격은 더 높았으며, 결국 "WTI 원유 선물"역시 콘탱고인것이다. 결제월이 먼 선물가격이 결제월이 가까운 선물가격보다 높은 콘탱고 시장은 "선물이 현물보다 고평가인 상태"를 의미하며, 이런 콘탱고상태를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상태의 시장으로 흔히 정상시장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왜 선물가격이 현물보다 높은 상태가 정상시장인 것일까? 그것은 바로 "선물거래 가격은 일반적으로 이자와 창고료 보험료 등 현물의 보유비용 등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즉, 현물로 가지고 있이면 지불해야하는 비용이 없는대신 그만큼의 가격이 "선물가격 프리미엄"으로 발생한다는 것이다. 보통 이런 콘탱고 시장에서는 롤오버시 위와 같은 수익률의 감소를 발생시킴을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면 백워데이션 시장은 무엇일까? 이는 앞서 살펴본 콘탱고 시장과 반대로 "선물이 현물보다 저평가인 상태"를 의미하며, 위와 같이 결제월이 먼 선물가격이 결제월이 가까운 선물가격보다 낮게 형성되는 특징을 갖는다. 이는 해당 상품의 미래가 불투명 하거나 가치의 하락이 예상될 때 발생하며 이를 "역조시장"이라고도 한다. 이는 선물시장에선 이례적인 상황으로 여겨진다. 특정한 정치적 이슈나, 사건 혹은 공급의 부족 등 시장의 불균형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보관료,보험료 등이 발생하는 현물의 가격이 선물보다 더 싸지는" 다소 "비 정삭적인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이런 백워데이션 시장에서는 "가지고 있는 현물을 매도" 하고 "동일한 선물을 매수"하는 "무위험 차익거래"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면, 현재 "금 현물이 100만원"이고 "다음달 만기인 금 선물이 50만원"이라고 할때, 우리는 가지고 있는 금 현물을 100만원에 팔아 다시 금 선물을 50만원에 산다. 그럼 차액 50만원과 함께 한달 뒤 나는 실제 금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위험이 전혀없는 무위험 차익 거래를 가능케 한다. 하지만 이러한 "아비트리지 거래(차익거래)"는 시장에 수 많은 참여자들로 인해 금방 그 갭이 줄어들어 투자의 기회가 금방 사라지게 되는 특징을 갖는다.

 

 

 

 

원자재 그리고 선물 투자에 임하는 우리의 자세

 

지금까지 우리는 최근 유가 폭락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실제 투자에 임하고 있는 "유가 ETF,ETN 투자"에 대해 여러 관점과 그 본질에 대해 살펴보았다. 보통의 경우 이러한 투자를 접근 할때 "뭐 복잡할게 있나, 많이 떨어졌으니 많이 오를게 분명하고 그럼 난 장기투자 하면 되지"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는 상품이 그 대상이 무엇이고 어떠한 구조로 어떠한 원리로 작동하는지 반드시 이해하고 그 위험성과 기대수익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앞선 글 초반에 "원자재 투자는 고수의 영역"이라고 말한것에 대해 이 글을 다 읽은 여러분들은 그 의미를 어느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선물투자는 주식과 채권투자와 여러가지로 다르며, 원자재라는 상품 역시 그 예측 가능성이나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과 리스크가 타 상품대비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누구나 멋진 바이올린을 살 수 있고 그것을 소유할 수 있다." 하지만 "그 바이올린으로 멋진 음악으로 연주 할 수 있는가는 다른 이야기"임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바이올린을 통해 멋진 음악을 연주하고 그것으로 사람들을 감동 시키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을 통해 가능한 것이다. 우리의 투자 역시도 그러할 것이다. 누구나 다양한 투자대상에 대해 타양한 투자를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잘 할 수 있느냐는 분명 다른 문제이며, 꾸준한 노력과 공부가 그것을 가능케 할 것이다. 이러한 믿음이 바로 내가 이 글을 쓰고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은 이유이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성장하며 건전하고 성숙한 투자"를 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